기타정보 / / 2021. 7. 14. 09:41

밀레니엄 힐튼 서울 매각, 그리고 철회에 대한 이야기

2021년에 들어 오래된 기업들의 매각에 대한 이야기들이 유독 많이 들려오고 있다. 그중에는 남산자락에 위치한 호텔 밀레니엄 힐튼 서울 매각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2021년 7월 들어 사실상 매각을 철회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워낙 좋아하는 호텔이기도 하고, 매각의 이유와 철회에 대한 스토리도 궁금해서 그 과정을 한 번 들여다봤다. 

 

 

밀레니엄-힐튼-서울

 

 

 

밀레니엄 힐튼 서울 매각의 이유

 

밀레니엄 힐튼 서울은 남대문, 회현역에 가깝고 서울 N타워와 한양도성이 올려다 보이는 남산자락 아래에 위치해 있어 내국인보다는 특히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호텔이었다. 따라서 코로나 전에는 숙박객의 75%가 외국인이었고 이는 코로나 이후 당연하게도 호텔의 위기로 이어졌다. 

 

2020년부터 객실 점유율 10%로 호텔의 경영을 이어나가기에는 많이 힘들었을 것. 그 사이 호텔의 매각설이 꾸준히 이어지더니 2021년 3월쯤 1조 원에 국내 부동산 펀드 운용사인 이지스 자산 운용에 매각되고 추후에 건물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오피스 빌딩이 들어설 거라는 굉장히 구체적인 내용이 보도되었다. 

 

그렇게 좋아하던 호텔이 허무하게 역사 속으로 사라지나 했던 찰나, 이번엔 호텔의 매각이 철회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래서일까? 2021년 3월경 찾아갔던 힐튼 호텔은 어쩐지 무거움만이 감돌았는데 7월에 다시 찾은 호텔은 핑크빛 생기가 감돌았다. 직원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돌아왔다. 

 

도대체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밀레니엄 힐튼 서울, 매각설에서 철회설까지 

 

밀레니엄 힐튼 서울은 사실 40년 전에 이제는 고인이 된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이 세운 호텔이다. 그 후 대우그룹의 운명처럼 외환위기 이후에는 싱가포르의 부동산 투자전문회사 '훙릉'의 자회사인 CDL에 매각되었다. 그 후로는 쭉 CDL의 자회사에서 지금의 '밀레니엄 힐튼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운영을 맡아오고 힐튼 본사는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브랜드만 빌려주고 있었다. 

 

그러다 2019년 9월, 다시 호텔을 힐튼 본사에서 운영하는 계약이 체결된다. CDL과 힐튼 본사가 밀레니엄 힐튼 서울 장기 경영 위탁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그러니 CDL은 소유만 할 뿐 더 이상 호텔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앞으로 경영은 힐튼 본사에서 맡아하게 되었다. 

 

현재 총지배인도 힐튼 본사에서 파견된 인력이고, 장기 위탁 계약이 맺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그렇게 매각설이 나오게 된 것이다. 게다가 공식적인 '매각 철회'에 대한 CDL 측이나 힐튼 본사 측의 입장이 나온 것이 아니고 총지배인을 통해 힐튼 본사의 매각 철회 의사가 전해진 것이라서 사실 미심쩍은 부분도 없지 않다. 

 

 

 

어쨌든 밀레니엄 힐튼 서울은 당장 매각되지 않게 됐고, 직원들은 다시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파티 투고 세트를 강화하는 한편 애견 동반 가능한 펫룸, 가족 고객을 위한 키즈룸을 운영하고 카드사를 통한 패키지 상품도 적극적으로 선보이는 등 객실을 채우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밀레니엄 힐튼 서울의 매각과 철회 과정을 들여다보니 매각이 완전히 철회된 건지는 확신을 할 수가 없다. CDL이나 힐튼 본사 모두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그저 이지스 자산운용과의 이익관계가 맞지 않아 매각이 무산된 거라면 또 다른 매각 협상 대상자가 나올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들로 이번 여름, 밀레니엄 힐튼 서울에 예약을 했다. 힐튼 호텔에서만 볼 수 있는 남산의 아름다운 모습을 더 많이 마음속에 담아두기 위해. 언젠가는 못 볼 수도 있을 그 모습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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